지난 7월 말, 부모님과 함께 캠핑을 다녀왔다.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청송 주왕산 상의 캠핑장으로 다녀왔는데,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곳이다보니,
다른 곳보다 저렴했고, 인기가 많아 주말 자리가 없어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휴가철이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당시 태풍 때문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꽤 좋아서~ 후회없이 잘 다녀온 것 같다.
바람이 좀 불긴 했지만, 비도 안오고 쨍쨍하니 날이 좋았다.ㅎ
003. 부모님과 함께. (청송 주왕산 상의 캠핑장 야영장) (주산지)
처음 K용과 내가 캠핑을 시작했다고 했을 때, 집에서는 환영을 하며,
함께 캠핑을 가자고 하셨다. 그러고 바로 함께 캠핑 갈 계획을 세우게 되었는데.
제일 먼저 고려한 것은 근처에 산책(등산)을 할 곳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건 캠핑을 목적으로 캠핑을 갈 순 없다? 는 강력한 부모님의 의지 때문이었다.ㅎ
그들에게 캠핑은 그저 야외에 나가서 힐링?을 하며 맛난 것을 먹고 오는 활동이라기 보단,
등산이든 관광이든 갔다가 하룻밤 묵고 오는 숙박의 개념이었다.
캠핑 초보인 나에게 캠핑이란, 그저 밖에 나가서 맛난 것을 먹는 것일 뿐 아니라,
대화도 좀 하고, 스마트폰과 TV가 뇌를 지배하는 시간을 줄이며~
오로지 나에 대해, 우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늘리는 힐링 도구 를 말한다.
ㅎㅎㅎㅎㅎ
어찌됐건, 그렇게 찾게 된 곳은 주왕산 상의 야영장 이었다.
주왕산이 옆에 있다고 여기로 예약하자고 했더니 좋아하셨다.
(부모님은 등산 마니아.)
경북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362
캠핑장 예약을 하면 주차료는 무료이다.
입구에서 예약한 것을 보여주면 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좀 불긴 했지만,
하늘은 사진이 정말 잘 나오는 그런 하늘이었고,
산과 야영장은 초록빛이 가득했다.
햇빛은 쨍쨍.
우리가 예약한 자리는 B-21 이었다.
나의 텐트는 큐빅 텐트를 레이에 도킹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차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 예약하는 것이 필수였기에,
A동은 예약할 수 없었다.
(A동은 주차장이 한쪽 끝에 따로 있다.)
부모님의 자리는 B-9로 마주보게 예약을 했는데,
B-9 쪽은 해가 많이 들어서 밤에 잠만 주무셨다.
가서 느낀 것인데 B-22 자리가 잔디밭 쪽 여유가 있어서 좋은 자리인 것 같았다.
우리 자리는 화장실이 가까워서 그건 좋았다.ㅎ
▲ 입구 쪽 A동 라인의 메인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매우 깔끔했다. 매우.
▲ 좌측의 첫번째 화살표는 A동 입구, 두번째 화살표는 B동 입구 방향이다.
C동 입구는 저~ 끝에 있다. 안 찍혔다.
▲ 여기는 야영장 내에 있는 식당 겸 슈퍼.
샤워는 여기서 편하게 하면 된다. 이용 가능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샤워비는 2,500원. 찬물은 1,500원.
우리는 일단 타프를 간단히 설치해 놓고, 저멀리 보이는 산으로 향했다.
▲ 뭔가 묘한 느낌을 풍기는 풍경.
야영장 입구를 나서면, 여느 국립공원 입구에서든 볼 수 있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맘 같아서는 산책이고 뭐고 그냥 저 중 한 집에 앉아서, 파전에 막걸리를 한잔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의지는 그게 아니셨기에 불가능했다.ㅎㅎ
▲ 대전사 입구.
주왕산을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성인 1인 2,800원.
나는 덥고 올라가기 싫어서 입구에서 기다리겠다 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푸르른 하늘과 초록빛 산, 저 신기한 돌산을 보니,
짧은 코스라도 돌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다.
역시 여름 사진은 쨍쨍. 굳.
다리를 건너는 길에 물이 있길래 봤더니 이렇게 깨끗했다.
역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란~~
등산 마니아인 나의 부친은 나를 위해,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이미 최단 코스를 염두해 두고 오신 듯 싶었다.
예전에 한겨울 산에 나를 끌고 가셨다가 내가 "이제 등산을 끊겠다." 했던 적이 있어서..
나의 부친 입장에서 이건 평온한 캠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듯 싶다.ㅋㅋ
▲ 우리는 주왕산의 거의 초입새인 주왕산 숲속 도서관을 찍고 내려왔다.
올라가다보니 도서관이 있기에 신기해서 보자마자 냅다 걸어갔는데,
잠겨 있었다. 도서관 존재 이유를 잘...
이용자가 많이 있을지~~
어찌됐건 도서관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ㅎ
창문을 통해 찍은 사진이다.ㅎㅎ
궁금해서 창문에 바짝대고 들여다 보았다.
기증 도서로 운영된다고 적혀 있었다.
주왕산은 그냥 위로 올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우리는 주왕암 쪽으로 향했다.
이쪽으로 가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ㅎ
잘못가는 거 아니냐며 부친을 닥달했지만, 따라가는 수 밖에.
걷다보니 암자가 보였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주왕굴이 보였다.
모기가 얼마나 많던지...
올라갔다가 쫓겨내려왔다.
▲ 주왕이 떨어지는 물로 세수를 하다가 화살에 맞아서 죽었다는 곳이다.
왜 우리나라까지 와서 피신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국의 주왕이 피신왔던 곳이라,
신라 말부터 주왕산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니 왜???
내려오는 길에 아들바위가 있어서 돌을 구해다 몇 번 던져보고 왔다.
친절하게 돌 던지는 방법;; 까지 안내되어 있었다.ㅎㅎ
많이 어려웠고, K용과 나, 둘 다 도전했지만 둘 다 실패.
무엇보다 사람들이 있는 돌 없는 돌 죄다 던져서,
돌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ㅎㅎ 돌 찾다가 지쳤다.
아들을 낳길 원하시는 분이 주왕산에 가기 전에 이 글을 보셨다면,
올라가기 전에 주머니에 돌을 한 움큼 넣어서 올라가시길 바랍니다.ㅎㅎㅎ
하늘이 이뻐서 이날 파노라마 사진을 수십장은 찍은 것 같다.
이 사진은 양 옆이 너무 어둡게 나왔다. 아쉽..
두 시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이미 6시였다.
낮이 길어서 그 시간까지 밝았길 다행이었다.
나는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다며, 투덜거렸지만,
가족과의 산책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동생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
우리 바로 뒤쪽에서는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우리는 산책하느라 지쳤고(?) 아직 저녁을 못 먹은 상태였으므로,
공연 구경이고 뭐고, 일단 저녁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엄마가 직접 가져오신 반찬들과 몸에 좋다는 (직접 농사지으신)여주,
맛나는 오리 고기~~!! 즐거웠다.
▲ 나의 부친이 전날 직접 얼려서 가져오신 막걸리.
막걸리 맛은 정말 굳이었다. 적당히 하루 전에 얼렸기에 꽝꽝 얼지 않은 상태였고,
하루종일 적당히 녹았기에 막걸리 통 안의 얼음을 깨서 나눠 먹으니 시원하기가 정말 굳.
(부친은 이 막걸리 맛에 등산을 간다고 하셨던 적이 있었다.)
▲ 장인과 사위의 대화.
"막걸리 잔 2개 가질래?ㅋㅋ 4개 샀는데~~"
2달이 지났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
사진.. 블러 처리 했지만, 평온하니 느낌이 좋다.
밥을 먹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우를 구워먹었다. 나는 새우를 정말 좋아한다.
누군가가 캠핑가서 술 한잔하는 것이 낙이라 한다면,
나는 새우를 까먹으면서 술 한잔하는 것이 낙이라 하겠......
사위가 새우를 이쁘게 손질해서 접시 위에 올려주었다..ㅎㅎ
새우를 순식 간에 다 먹고,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
다들 자러가고 나만 쌩쌩했다.T.T
K용은 이미 아까부터 꿈나라..
차박이면 원래 의자를 접고 차 안에서 자야하는데,
K용은 차박 스타일이 아닌가보다.
불편하다고 해서 바닥에 에어매트를 깔고 잤다.
나는 차 안에 캠봉이를 걸어놓고 잠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밖에 나와 밤 풍경 구경도 좀 하고.
텐트도 한번 찍고. 그러고 나서 잤나보다.ㅎㅎ
(오래되서 기억이...)
오토캠핑장의 단점은 밤에 누군가가 시동을 켜 놓으면 시끄럽다는 점이다.
나는 시동 소리는 멀어서 못 들었는데,
누군가가 시끄럽다고 시동 끄라고 소리치는 건 들었다.
아침에 깨어 여쭤보니 우리 어른들은 다들 시끄러워서 제대로 못 주무셨다고..
시동 소리가 꽤 컸다보다. 차가 디젤인 것 같다며....;;;
다음 날. 주왕산에 왔으면 주산지를 꼭 들러야한다며,
나의 부친은 우리를 주산지로 이끌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보고 왔는데, 여름엔 별로라던데..)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길 163(이전리 87)
주산지로 가는 입구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올라갔다. 주차장이 넓다.
주산지는 별 것 없다. 그냥 저수지이다.ㅎ (내 생각;)
산책하기엔 아주 적당한 거리. 적당한 코스이다.
왕복 2km 정도.. 오르막길이 살짝 있어 시간은 좀 걸렸다.
주산지.
흠. 그렇다.
역시 여름엔 좀 그냥 그랬다.
국립공원 직원 분이 나와서 해설을 해주고 계셨다.
파노라마로 본 주산지.
주산지는 아무래도 안개가 자욱히 내려앉았을 때 보고,
사진도 찍고 하는 것이 베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일정. 점심 먹기.
청송엔 아무리 맛집 검색을 해도 나오는 곳이 없어서,
정말 인터넷 포털을 쥐어짜듯이 검색을 해서 웰빙하우스 라는 곳을 찾아갔다.
우리가 먹은 것은 (더웠지만) 닭칼국수였다.
참고로 청송 읍내에 밥버거 집이 있다.
캠핑 가기 전에 한끼 간단히 때우시려면 밥버거 집으로 gogo~!
경북 청송군 청송읍 휴양단지길 34-1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365-31
웰빙하우스의 한쪽 면에는 이렇게 다양한 술이 담가져 있었다.
그 종류가 어마어마~~~
연기자 최불암 님도 다녀가셨나보다.
SBS 드라마 기분좋은날 종방 후 다녀가신듯~
▲ 우리가 먹은 닭칼국수
닭칼국수는 처음 먹어봤는데, 느낌이 뭔가 영양가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좀 짰다. 뜨거운 물을 달라고해서 좀 부었다.
동네 맛집인 것 같았다.
둘러보니 동네 사람으로 보이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ㅎㅎ
태풍의 언저리에서 우리는 나름 평온하게 캠핑을 즐긴 후 집으로 향했다.
마지막까지 날씨가 깔끔해서 보람을 느꼈다.
특히 엄마아빠가 고맙다고 하셔서 왠지 모를 뿌듯함도 들었고..
이번 휴가를 계기로 부모님이 건강하게 활동하실 때,
같이 많이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갔던 가족 여행은 2박3일 제주도 여행이었는데,
가운데 날에 태풍이 들이닥쳐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숙소에 갇혀있었었다.
세어보니 그때로부터 5년이 지난 후 떠난 나름의 가족 여행인데,
이번엔 동생이 빠졌다. 대신 새 가족(?) 1명이 추가되었지만... 그래도 좀 아쉽다.
다음번엔 동생과 또다른 새 가족 1명과 함께 여행가길 바래본다.ㅎ
즐거웠던 가족 캠핑 끝.
'etc. > ~2022.0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도 여행 - 아이와 당일치기 (0) | 2020.07.07 |
---|---|
2020년 - 두번째 계단 (어쨋든 올라간다.) (0) | 2020.07.07 |
[RAY] 002. 레이, 친구와 캠핑. (음성 원남테마공원 캠핑장) (0) | 2015.07.27 |
[RAY] 001. 레이로 캠핑 시작. 차박 캠핑. (성주 금수문화공원 캠핑장) (14) | 2015.07.13 |